후지타> 선생님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시는 미남 미녀의 기준이란 대체 뭡니까?
성형외과의사> 미의 기준?
후지타> 네, 코를 높이거나 턱을 깎는다든지, 아니면 가슴을 풍만하게 한다든지…
선생님의 일은 의사라고 하기보단 오히려 예술가의 그것에 가까워요!
성형외과의사> 뭐… 그렇죠…
후지타> 그렇지만 예술가라면 미는 이래야 한다는 확고한 기준이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는 그게 있습니까?
성형외과의사> 하하, 그런 말씀이십니까? 아아, 물론 있고 말고요.
….. 이상적인 ‘페이스 라인’ 이라는 게 있어서요, 눈, 코, 입과 얼굴 윤곽과의 비율이 깔ㄲ므하게 나눠져 있어서 이게 미인의 인상도를 정하는 겁니다.이 페이스라인을 조절하는 것으로 미인에….
후지타> 결국은 매뉴얼 주의 입니까?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의 식사와 똑같군요!
예술가는 눈썹 하나, 눈의 형태 하나를 결정 하는데 피땀이 흐를 만큼 시행착오를 거칩니다. 그에 비해 이쪽은 진짜 인간의 얼굴을 잘라내는 것이니 생각보다 편한 일이로군요.
그렇지만 한 명의 화가가 그릴 수 있는 이상의 미녀는 겨우 한 두 종류 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르누아르, 그리고 클림트 또한 그렇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조차도 비슷비슷하죠.
성형외과의사> 그러니까 예술과 미용성형은 다른 것이잖습니까.
<갤러리 페이크> 31권 중, HOSONO Fujihiko
순수미술을 다루는 만화책이다.
미술의 영역을 주로 다루지만,
미술의 관점에서 이렇듯
전혀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미술과의 연관성을 찾아낸다.
이것은, 이 작가가
그만큼 미술 쪽에 조예를 이루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후지타'의 말마따나 사실
아름다워지도록 수술해주는 성형외과는
병을 낫도록 해주는 의사의 개념보다는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예술의 개념에 가까울 수도 있다.
(물론 얼굴의 변화를 통해 컴플렉스를 치료... 등등의 너죽가리 같은 소리를 한다면
이것도 의사는 의사다.)
그렇다면, 성형외과를 전공하는 의대생들도
미술 공부를 좀 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성형에 대한 논의는 보다 자연스럽고 많아질 것이다
값은 내릴 테고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늘 테니까
미용실들이 대형화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형외과도 대형화 플랜차이즈화 메뉴얼화 되어서는
한 번에 30~40명 씩 들어가 대기하고 있다가
줄줄이 성형을 샤샤샥 하는 시스템이 생길 지도 모른다.
어느쪽인가 하면, 그리 반대하지 않는다.
얼굴 가지고 모험을 하는 '예술가'는 사실 없을 테고
대부분 안전한 영역 내에서 성형을 할 것이다.(보편적인 미의 메뉴얼 대로)
그러다 보면 얼굴에서는 대부분 비슷해질 것이고
그러면 다음에 주목되는 부분은
몸매겠지.
그러고 나면 다시 여자들은
몸매 수술이나 피트니스 영역에서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뭐, 내가 피곤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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