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melt

 

 

 

한 올, 두 올, 머리카락이 빠진다

자리만 남고 상처는 없다

상처가 없다는 것은 통증이 없다는 말이다

낫는다는 건 극복한다기보단 잊는 것에 가깝다

통증을 기억했었고 점점 잊어가면서 행복해졌다

열 한 바늘의 상처,

국방색 실로 꿰매놓은 상처가

한 올, 두 올, 빠져나간다

이마저 잊기 전에 편지를 써야겠다

잊혀진다는 건 울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그때 울었던 것이

너였는지 나였는지 잊기 전에

흙 같은 손으로 편지를 써야지

젖은 머리카락 한 올 두 올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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