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에 대한, 내 식의 이야기

 

 

 

 

 

 

 

 

 

 

“시간과 공간은 왜 존재하나요?”

어릴 때나 가졌을 법한 이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대답하려 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은 아인슈타인이다.

 

뉴턴의 ‘절대 공통의 시간’(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개념이,

존재와 공간과 상황에 따라 모든 존재에 각기 다르게 적용된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적 시간’에 의해 수정될 수 있었던 것은,

“너의 연구가 사실이더라도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친구의 우정 어린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진실을 알려 했기 때문이다.

 

김제동식의 어법이 저급한 이유는(내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시간과 공간이 왜 존재하느냐는 물음에

내가 짐작 하기에,

 “당신을 사랑할 장소가 필요해서” 라거나

“당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사랑하기 위해서” 라는 식으로

대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질문이나 의문에 대해 그는 항상 ‘정답’을 이미 정해두고 있으며

어떤 질문이든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정답에 꽤 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그가 주로 써먹는 고정 정답들은 ‘사랑, 긍정, 희망’ 등에 깊숙이 고정되어 있다.

때문에, 그의 대답은 항상 빠르게 제시될 수 있다.

 

김제동식 어법 안에서 “시간과 공간은 왜 존재하나요?” 라는 질문은,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라는 보편적인 대답을 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질문’이 쇼와 엔터테인먼트로 변질되어, 사람들에게 다만

웃음이나 훈훈함 정도를 제공하고 사라져가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집중해서 답을 내어보려고 하더라도

차마 엄두가 안 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추측의 자랑이나 재치의 뽐냄, 혹은 난처한 질문에 대처하는 쇼맨십

정도로 도망치게 된다.

아인슈타인에겐 물리/수학이라는 무기와, 증명에 적합한 수단들이 있었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것들이란,

약간의 월급, 잘 안 되는 처세, 술자리, 가십의 수집 및 확산 능력, 쇼핑,

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파악하기 위해 진지하게 사고하기 시작한다면,

그들은 이내 ‘뭐라 한 마디 할 수 없는,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서비스’ 개념의 대답을 제공하고 귀여움을 받으려 하는 지도 모른다.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굳이 경험해 본 적 없는 다른 우주의 얘기까지가 아니더라도

현 우주에서 빛에게는 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빛 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경우,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얘기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빛의 속도로 이동 중일 때, 그 이동중인 것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왜 존재하는 거지요?

외국 스와치 광고에서 어떤 힌트, 같은 걸 경험한 적은 있다.

 

“시간이란 무엇인지를 설명해주지 못하는 시계를 차고

PM 07 : 30 에 맞춰 칵테일 파티에 도착하는 패셔너블한 남자”를

상상하며 컵라면에 물을 붓고 3분 가량 기다려볼까…

 

일단, 몇 가지 확인된 바로는

시간은 먹기 위해서 존재하고, 퇴근 하기 위해서 존재하며,

그걸 하루에 몇 번 언제 해야 하는 지를 합의하기 위해 존재한다.

 

아니면 뭔가를 기다리기 위해 존재하거나

기다리다 포기하기 위해 존재하거나

기다리다 포기한 뒤에, 그래도 기다리는 것에 의의가 있어! 라고 한 번쯤 말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