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우주
음악이 멈추고 나는 불안해진다
라디오 DJ가 수다를 떠는 동안 슬그머니 일어서는 다른 우주의 ‘나’들
너무 늦지 않게 음악이 들린다
바흐의 마테수난곡
어린이 합창단이 다른 우주의 일어선 ‘나’들을 다시 앉힌다
‘나’들이 내 의자에 앉는다
우리의 무릎이 합쳐진다
오라토리오를 어린 테너가 부른다
미늘이 있는 글, 미늘이 있는 영상, 미늘이 있는 음악에 쿡,쿡,
쌀벌레처럼 한 데 꿰여있는 덜 마른 우주가 보인다
나는 한 땀, 한 땀, 겨우 이어져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