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나의 이상형은 만화책을 좋아하는 여자였다.
내가 워낙 만화책을 좋아하므로,
만화책에 나란히 앉아 만화책을 즐기는 남녀를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화책을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면
함께 만화책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테니
이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한 적이 많다.
그런데 현실은 그와는 달랐다.
만화책을 좋아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
만화책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나와 함께 있을 때는 만화책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왜냐하면,
나와 대화하길 바라지
책만 보고 있으면, 함께 있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란다.
마찬가지 이유로,
이상형이 카페에서 책 읽기를 즐기는 여자일 때도
그런 여자를 만나서 그런 데이트를 즐기기는 어려웠다.
내가 책을 읽고 있으면
자신과 함께 있는 것 같지 않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어준 녀석은
그런 것은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남자니까.
수영을 마친 어느 토요일 오후
만화가게에서.
오랜만에 만화책을
제대로
볼 때의 모습이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의 경우
어설프게 살짝 운동한 날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반면
몸이 충분히 달궈지도록 흡족한 양의 운동을 한 날은
제대로
했다
고 즐거워한다.
만화책을 볼 때도 그런데
저렇게 만화책방의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저런 분위기로 먹고, 마시며, 책에 빠져 있을 때
제대로
본다고 느낀다.
그러니까
만화책방에서 이런 모습의 남자를 본다면
오! 제대론대 ...
하고 생각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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