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빛을 쏘아 보낼 때 누구 하나

신음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 빛은

사람을 맞추는 빛이 아니라

뚫고 지나는 빛인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빛을 쏘아 보낼 때, 빛은

나로부터 빛의 속도로 멀어져 가고

그것이 과연 빛이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게 만들었다

 

내가 빛을 쏘아 보낼 때

최소한 150명의 신생아가 지구 위에 떨어졌는데

그 중 23명이 얼마 되지 않아 빛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빛을 쏘아 보낼 때

나는 자꾸만 거꾸로 멀어지는 기분이었는데

나는 늘 남아 있었고

남은 것들을 질질 끌고 다녔기 때문이다

 

내가 빛을 쏘아 보낼 때

간혹 운이 좋으면 섹스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불이 환한 속에서 섹스를 좋아했고

여자는 불이 모두 꺼진 상태에서

눈꺼풀 속을 뚫고 머리 뒤로 빠져나가는 빛을 좋아했다

 

내가 빛을 쏘아 보낼 때마다

혈관 속의 피들은 좀 더 어두워졌고,

검푸른 바닷가에는 비가 내렸고

하늘은 오래 걸은 발바닥처럼 새카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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