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성수 대교 위에서 한강을 본다
따듯한 우유 색이다
얇은 막을 벗기듯이
강물 껍질을 벗기고 싶다
우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강에 모여 껍질을 벗긴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벗기고
명품 가방 껍질을 벗기고
브래지어를 벗기고…
세상은 오늘도 조용하다
시끄러운 건 다 덮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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