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팔꿈치를 책상 위에 대고 책을 읽었다
책은 손목 위에 앉아 뿌리 내린 듯 펄럭거렸다
벌레에 물린 씨앗처럼, 아픔이 터졌다
팔꿈치 아래 자가 놓여있었음을 알았다
자국은 살을 파고 들어 4cm 눈금을 남겨 놓았다
4cm를 이루는 1mm의 칸칸이 살을 나누었다
아픔은 눌린 살의 아픔인지, 튀어나온 살의 아픔인지 모른다
짧은데, 잴 수가 없어 길어 보이는 그리움
간격이 꽃을 피운다
자를 빼고 턱을 눕히고 잠을 청한다
더럽혀진 목련처럼 책은 턱, 떨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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