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꽃
가을은 이미 깊어질 채비를 갖추었네
사람들은 여전히 전철에서 나올 줄을 모르네
깨어있는 채로 잠이 든 지도 모르네
문득 나를 가장 괴롭히는 건
가장 힘 없는 것들이라는 걸
알겠네,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네
전철엔 향기조차 가라앉네
가을엔 꽃이 피기 힘들다는 걸
알겠네, 전철이 흐물렁거리네
흐물렁거림에 부딪쳐 죽는 사람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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