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GEOGRAPHIC, 2007/12 

 

 

 

 

 

오늘날의 종교현황

 

종교인 (단위: 인구 중 해당 종교인의 비율(%), 2005년 기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종교인의 수가 비종교인(무신론자와 종교가 없는 사람)의 수를 넘어섰다.

 

 

종교인 현황 (단위: 인구 중 해당 종교인의 비율(%), 2005년 기준)

 

 

세계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기독교도

33

8

6

82

13

무슬림

21

2

14

2

77

비종교인

14

50

1

12

2

힌두교도

13

 

73

1

3

기타

12

32

6

1

4

불교도

6

9

1

1

1

유대교도

 

 

 

2

 

 

 

 

 

 

 

베들레헴 2007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으로 올 땐 이렇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베들레헴에 들어가려면 이럴 수밖에 없다. 일단 벽 앞에서 기다린다. 철조망까지 친 3층 높이의 콘크리트 벽이 사람을 압도한다. 마치 거대한 댐 밑에 선 느낌이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서류를 검토하고 자동차를 수색한다. 군법상 이스라엘 국민은 절대 들어갈 수 없다. 베들레헴 주민이 바깥으로 나가도록 허가를 내주는 일도 극히 드물다. 이스라엘 정부는 테러리스트로부터 예루살렘을 보호하려면 장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은 고작 9.5km 떨어져 있다. 좁은 땅이 분열로 점철돼 가까운 거리라도 두 도시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엽서 한 장 도착하는 데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스쿨버스가 폭파돼 어린이 셋이 다리를 잃고 교사 두 명이 사망하자 베데인의 딸들과 학교 친구들은 버스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다고 한다. 폭탄테러를 당했을 때 다리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서다

정착민 중 다수가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보안관처럼 허리에 권총을 차고 다닌다. 유대회당인 시나고그까지 무기를 지니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양손을 들어올리고 신에게 간청하는 모습을 보면 순전히 신의 보호에만 의지하는 건 아니라는 게 명백하다. 권총집에서 권총이 번쩍거리니 말이다

 

 예수 탄생 1000년 전, 베들레헴은 다윗성이었다. 단 한 번의 돌팔매질로 골리앗을 죽여 명성을 얻은 유대 지도자 다윗왕이 태어난 곳이다. 구약에 따르면 골리앗은 키가 여섯 큐빗 한 뼘( 3m)인 거인으로 유대인의 앙숙인 필리스틴 사람이었다. 필리스틴과 팔레스타인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팔레스타인이라는 말도 필리스틴에서 유래했다.

 지배자의 입장이었던 적은 거의 없지만 유대인들은 아주 오랜 세월 이 지역에서 인구가 가장 번성했던 민족이었다. 그러나 지도층의 실정이 계속되고 로마 군대에 패망하면서 AD 1세기 성지 이스라엘에서 쫓겨난다. 그 후 2000년 동안 세계 각지를 떠도는 디아스포라 신세가 되었지만 유대인들은 고향 땅으로 귀환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무슬림 팔레스타인의 평균 자녀수는 이스라엘 유대인보다 많다. 팔레스타인의 핵무기는 자궁이다. 한 이스라엘 병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기독교인끼리라고 내분이 없는 건 아니다. 그리스정교회, 가톨릭교회, 아르메니아정교회 등 세 종파가 예수탄생교회 부지 한 뼘을 두고 서로 쓰겠다며 다툰다. 누가 어느쪽 벽을 청소할 건지, 누가 어느 통로를 쓸지 따위를 놓고 세 종파의 성직자들이 승강이를 벌인다. 교회 경비원은 관광객을 보호하려고 있는 게 아니라, 성직자들끼리 충돌할까봐 있는 것 같다. 다른 쪽 뺨까지 기꺼이 내민 사람은 없었소. 예수님 말고는. 12년 동안 예수탄생교회에서 봉직한 프란체스코호 수도사 이브라힘 팔타스는 말한다.

 

 

 

 

 

 

활공의 명수,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멋진, 살아있는 비행체다. 알바트로스는 뼈와 깃털, 근육, 그리고 바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50년을 산 알바트로스가 비행한 거리는 최소 600km가 넘는다.

 

바람을 타고 상승했다가 중력을 이용해 수면 쪽으로 하강하면서 긴 파동의 형태로 비행한다. 대부분의 새가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지만 알바트로스는 바람을 이용한다.

 알바트로스가 다른 새들, 이를테면 갈매기와 구별되는 점은 몸 구조만이 아니다. 정신적인 면, 즉 매우 정교한 몸을 능숙히 조종하는 뇌 기능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갈매기의 뇌를 알바트로스의 머리에 끼운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비행체라도 알바트로스가 늘상 오가는 먼 거리까지 비행하는 건 감히 엄두도 못 낼 것이다. 갈매기가 늘 해안에서 맴돌며 부두 위 말뚝들의 제왕으로 살아가는 반면 알바트로스는 아침 한 끼를 위해서도 대양을 횡단한다. 짝짓기 때만 해안을 밟은 뿐이다. 알바트로스에게 육지란 번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디뎌야 하는 장소인 것이다.

 

 거위만 한 새끼의 사체들이 섬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일부는 날개 기형으로, 건물에서 벗겨진 납성분 페인트 조각을 먹은 탓일 수도 있다. 끔찍하게도 상당수의 몸속에 부모새가 바다에서 삼켜 새끼들에게 게워 먹인 플라스틱 조각이나 라이터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하지만 오늘은 이들을 공중으로 띄워줄 바람이 전혀 없다. 바람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녀석들의 발이 할 것이다. 새들은 수평선을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무작정 물속에 뛰어든다.

 

 하지만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어부들만은 아니다. 어떤 어종을 잡을 것인지, 또 돈이 되는 어종을 잡기 위해 어떤 조업방식을 택할 것인지는 바로 해산물 애호가들이 즐겨 먹는 음식에 달려 있다. 소비자들은 먹을거리를 지각 있게 선택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로, 메로라고도 불리는 파타고니아이빨고기는 남획되는 어종으로, 일부는 불법 어획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경보호단체는 소비자들이 이 물고기를 구매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어니스트 섀클턴(영국의 남극탐험가)이 오도가도 못하게 도니 선원들을 구하기 위해 구명정을 타고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구조 요청을 떠났을 때 그를 도운 새가 바로 알바트로스다. 섀클턴 일행이 육지로 올라와 제일 먼저 한 일은 알바트로스 새끼 몇 마리를 잡아 끓여먹은 것이었다.

 

 

 

 

 

 

 

21세기 카우보이

 

 카우보이들은 할리우드가 오래도록 그들을 강인한 남성상의 전형처럼 과대선전해왔음에도 여전히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카우보이를 낭만적으로 그리는 과정에서 실상이 조금은 가려졌다. 살을 에는듯한 2월 아침의 냉기라든가 8월 한낮의 찌는 듯한 더위, 놀라 날뛰는 말에서 떨어져 금이 간 갈비뼈나, 올가미 밧줄에 걸린 거세한 황소가 거칠게 몸부림 칠 때 절단된 엄지손가락, 그리고 탈출된 자궁을 질 속으로 다시 밀어넣느라 점액 범벅이 된 팔뚝, 배가 아무리 꼬르륵대도 방목장에서 풀을 뜯는 소떼를 며칠이고 몇 주고 지켜봐야 하는 것. 이 모든 일을 하고 받는 돈은 시간당 고작 4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 때문에 이 일을 하는 유형은 딱 정해져 있다. 그런 혹독한 생활을 즐기는 사람만이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다.

 

 밧줄로 소를 잡는 전통적 기술은 먼저 올가미 밧줄을 던져 소를 잡은 다음에 밧줄을 매듭 지어 묶지 않고 안장머리에 있는 높은 뿔에 감는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데도 버커루들은 대부분 남들이 뭐라 하든 이 방식을 고수한다.

 느린 게 더 좋습니다. 올가미 밧줄을 던질 때, 욕이나 하면서 시간에 쫓기듯 서두르고 시지 않습니다. 웨스마이너는 말한다.

 

매력이요? 글쎄요. 일출을 바라보며 엘크 300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언덕으로 말을 타고 갈 때의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우리에겐 일이 곧 취미죠. 이 일을 돈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웨스 마이너, 몬테나 주 스노우라인

 

 카우보이들은 오랜 세월 집시처럼 떠돌며 입소문에 의지하여(카우보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음) 소를 치기에 알맞은 지형과 독립된 삶, 그리고 말을 탈 수 있는 기회가 모두 충족되는 이상적인 땅을 찾아다니며 살아왔다.

 

 카우보이들에게는 월요일도, 금요일도, 그리고 취미도 없다.

 

 

 

 

 

 

 

 

툰드라의 얼어붙은 풍경

 

 지구의 위성 달은 머나먼 외계의 존재지만 멋진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앞뜰이나 아파트 창가에 서서 달을 바라보면 진공의 세계가 떠오른다. 바람 한 점, 바람에 스칠 풀잎 하나 없는 세계.

 

 이 사진들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무심한가 생각해본다. 북극은 지구상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다. 말하자면 탄광의 카나리아(탄광 속에서 유해 공기에 사람보다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위험을 알리는 새)인 셈이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사진기자는 분명 인류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북극을 여행하던 시기에 나는 유피크족, 이누피아트족, 이누이트족에게 문명세계 사람들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곤 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자주 들은 대답은 외로움이었다. 외로움을 해소하려면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기보다 친밀한 우정을 맺고 유지해야 하는 법이다. 이런 깊은 우정의 특징인 신뢰가 있으면 비판이나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어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의논할 수 있다.

 

 달은 아름답지만 나는 달에 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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