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배 그리고 바다

 

 

새벽 3 40 즈음에 잠에서 깼다.

그리고 선명하게

고기 배 그리고 바다

라는 말이 생각났다.

보통처럼 꿈을 꿨다면 이미지의 잔상이 남았을 텐데

희한하게도 아무런 이미지도 없이

고기 배 그리고 바다

라는 말만이 떠올랐다.

심지어

고기 배 그리고 바다

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 조차 없이

아주 깜깜함 속에 다만

우주에 홀로 존재하는 낚시바늘처럼

고기 배 그리고 바다

라는 단어만이 있었다.

나는 이게 뭔가 싶어서 핸드폰에 저장해두고 다시 잠을 잤다.

꿈을 꾸지 않고서 단어만이 떠오른 건지.

아니면 꿈을 꾸었는데 까맣게 지워지고 남은 건지.

혹은 이것 자체가 꿈이었는지.

깨어보니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고기 배 그리고 바다

난 계시라는 게 어떤 건지 모른다.

아이슬랜드로 이민 가기를 바라는 내 바람이

무의식 중에 반영된 것인지 모른다.

혹은 지난 달 네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 실린 기사 중

바다와 고깃배가 인상적으로 남아 그런 지도 모른다.

이건 또 새로운 경험이므로

해석을 위한 이전 경험이 없다.

이상하다 왜

출렁임 조차 없이

고기 배 그리고 바다

라는 말이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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