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이 140만 원 좀 넘게 나오고
현금까지 합치면 12월부터 지금까지 220만 원 정도를 써버린 것 같다.
그래서 1월 월급이 나온 지 이틀 만에 통장 잔고가 바닥에 찰랑~
대체 돈을 어떻게 쓰는가…
아낌 없이 마구, 잘, 쓴다.
특히 만나는 여자가 있으면 그 여자를 위해 돈을 쓰길 좋아한다.
(그래 봤자 얼마 안 되지만.)
내가 여자에게 돈을 쓰는 이유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여자를 무엇보다 외모를 보고 평가하고
여자를 만날 때는 환심을 사기 위해 만나는 것이며
인간적이고 성숙한 생각보다는 외모와 웃을 때의 아름다움에 치중하고
신의를 갖고 사귀기 보다
열정과 욕구를 갖고 만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내가 여자의 입장에서
남자인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남자들에 대해 실망할 수 밖에 없을 것이 분명하다.
이 여자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동안만큼은 사랑하거나
사랑하는 척 하겠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거나, 더 매력적인 여성이 나타난다면
아마도 당신을 떠날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여자를 만날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난
나쁜 사람이니까
그래서 이 여자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니까
최소한 이 여자와 함께 있는 시간을 위해 돈 쓰는 걸
아까워하거나 아끼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통 주말에 여자를 만나면
주말마다 20~30만 원 정도를 쓰는 것 같다.
그런 내게도 억울할 때가 있다면
요즘은 안 하지만, 예전에 소개팅 같은 걸 했을 때
마음에 들지도 않는 사람에게 매너를 지킨답시고
잘 해주려고 했을 때
억울함을 느낀다.
그런 건 마치 착한 사람들이나 할 법한 행동이다.
좋아하지도 않는 취향의 여자 앞에서 웃으며 얘기를 들어주는 것.
그래서 몇 번의 소개팅 이후로는 소개팅을 하지 않는다.
나는 요즘 정도의 세상이면
충분히 대략의 남자들의 성격이나 취향이 “못됐다”고 할 정도로
받아들여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소개팅 자리에 나가게 되면
날 “과선평가: 기대 이상으로 선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외모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
소개팅 주선하는 사람은 분명
그래,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외모의 애니까
너가 나가서 함부로 하지는 않을 테고
또 혹시 알아 잘될지? 라는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지옥에 가서도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아, 라고 생각할 지 모르며
늘어나서 늘어지는 뱃살을 보며 이정도면 괜찮은 거라고 생각할 정도의
세상 살기 편한 정신세계의 소유자일 것이다.)
그래서 정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까보다
싶은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차라리, 소개팅을 안 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나는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버는 돈이라야 얼마 되지도 않는 것 다 써도 큰 돈 쓰는 것도 아니고.
돈 얼마 차근 차근 모아서 사는 대부분의 일반인적인 생태를 지니고 싶지도 않고,
일확천금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나는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만, 내가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에 대해서만 성립한다.
내가 착하다고 오해해선 결코 안 된다.
난 차갑고, 나쁜 사람이고, 내가 돈을 허술하게 남김 없이 써버리는 건
상대방에게 성실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가벼운 반성 정도의 것이니까.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그건,
내가 죄책감이나 반성을 느낄 정도의
(외모가) 아름답거나 귀여운 여성에 대해서만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나쁜 남자다.
그렇지만 비겁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사람은 아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돈을 쓰고 있다면 그 사람은 내 기준에서
매우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라는 의미다.
나는 그런 여자를 만나고 있을 때,
이 여자와 헤어지고 난 뒤의 생활을 위해서
무언가를 저축해두는 법이 없다.
난 이 여자에게서 매력을 잃어버리고 떠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떠나는 그 순간, 내게도 역시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어떤 성실한 남자들은
차곡차곡 돈을 모아두고, 저축을 하고, 집장만의 계획을 진행중이고
그러면서 연애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여자와 헤어진 뒤에도 적금과 저축과 계획이 남아 있다.
그 의미는 이렇다.
누군가 이런 자신의 재산을 함께 나눌 사람을 (결혼할 사람을)
대비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연애를 하고 그러면서 저축을 하고
또 연애를 하고 그러면서 계속 저축을 하고
또 연애를 하고 그러면서 계속 저축을 하고
그러다가 마침내 누군가와 결혼을 한다.
나는
누군가와 연애를 하면서 돈을 다 써버리고
누군가와 연애를 하면서 돈을 다 써버리고
누군가와 연애를 하면서 돈을 다 써버린다.
나는 누군가와 만날 때는 누군가 밖에는 계획에 없다.
이런 게 허술하며 옹졸한 나쁜 남자의 대변이랄까.
내가 말하면서도 내가 다 웃음이 나오는 치졸한 비교다.
아무튼 그래, 간단히 정리를 하자.
난 여자에게 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다.
내가 돈 쓰는 상대방은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다.
그러나 거기에 뿌리 깊은 신뢰감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면보다 외면만을 치중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그래도 이런 나의 생태는 변함이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내면이 아름다운 여자란…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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