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읽은 <어둠의 속도>라는 책의 주인공 ‘루’는 자폐이다.
자폐인 ‘루’는 우주와 빛을 좋아한다.
그는 빛 중에서도
아주 멀리서부터 오느라 닳고 부드러워진 빛을 좋아한다.
빛은 아주 멀리서부터도 피로함도 느끼지 않고 오는데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빛은 보다 젊은 사람들에게만 오고
좀 더 나이 든 사람에게는 잘 오지 않는 건 아닌가 하고.
별을 좋아하는 카페에 들어가보면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이다.
20대 후반을 넘어 30대의 활동 회원 수는 소수만큼이나 적다.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이곳을 찾는 10대 20대의 젊은이들도
나이가 들고 직장을 다니고 꼬질꼬질해지고 나면
새벽 상가의 불이 하나 둘씩 꺼지듯이
별을 좋아하는 마음이 꺼질 것이다.
어쩌면 빛은
10대와 20대까지만 오고
30대에는 오지 않는 건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
무얼 하나 하려 해도, 옥상에 올라가 별 한 번 보려 해도
귀찮다.
별을 좋아하는 카페, 별을 얘기하는 창가에
좀 더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이 모여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로 서른 한 살이 되었고
빛은 더 멀어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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