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007 노점상처럼
전쟁이 난다면 리어카를 끌고 나가 싸우리
닭꼬치 구워지면 꼬치로 찌르고
프로판 가스통을 탱크 향해 굴리리
들 수 없다면 밀어보리
거리에서 싸우면 거리에서 죽겠지
죽음은 창작되지 않겠지만
생각보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한 번은 웃어보리
홍합을 끓여 중독되리
속 쓰린 위장은 독을 내뱉으리
전쟁이 난다면 비굴해지겠지만
전 그저 노점상이예요 말하는 스파이가 되어보리
바스라진 마음 위로 리어카를 끌어 당기리
열정은 없어도 젓깃불은 들어오리
전쟁 없는 일요일엔
리어카 위에 올라가 박수를 짝짝!
지금은 비록 광고회사 말단 사원이지만
전쟁이 난다면 리어카를 끌어보리
리어카 바퀴에 케터필러를 두르고
방탄유리로 눈총까지 막아보리
스타벅스 안에서 우아한 척 말로 싸우진 않으리
과거에 음악은 아름다웠지만
전쟁 중에도 아름답게 들릴 때가 있으리
하늘은 총에 맞지 않으리
하늘은 사정거리 밖에 있으니
눈 녹은 구덩이에는 돌을 괴어 빠져나가리
전쟁은 소설이 아니겠지
내 삶의 추함도 밝혀지리
그래도 다들 조용히 자리를 지키겠지
비명 소리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겠지만
누구는 그 틈에 돈을 챙기기도 하겠지
앞으로는 구멍 뚫린 주머니에 돈을 담으리
진정이었던 적이 없는데
늘 진정이 무섭네
전쟁이 난다면 아침부터 웃을 순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