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다면

 

 

근로자의 날에 일한 사람은 나를 포함

대한민국 32%라 한다

 

근로자의 날 자정 넘게 야근까지 한 사람은

나를 포함 10%쯤 되겠지

 

어린이날 11

시계 바늘에 뇌를 긁히는 기분으로

해맑게 일하고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 5%쯤 될까

 

참 열심히 일하는 나라, 대한민국

에 태어나서 난 울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랑과 배반으로 채워지리라 예상되었던 내 젊은 날은

의외로 time sheet와 택시영수증으로 기록되고

 

놓쳐버린 첫사랑 여자애도

그런 식으로 잊혀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성실하게

 

치맛자락처럼 살랑이는 5월의 밤하늘 아래

들여다보고 들여다 볼수록 흥분되는

시간의 각선미

 

짬밥도 안 되는 게 겁도 없이

야근한 날짜만큼 가시를 세운 선인장

3년 차 평사원 원국.

 

꽃이 핀다면 가시 어디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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