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국
태어나서 삼십 몇 년
는 거라고는 라면 삶는 기술과
맨밥이라도 잘 먹기
그렇게 살던
마냥 맨밥 같은 남자가
맑고 깊은 국 같은 여자를 만났습니다
이 여자 만나려고
그렇게 뜸을 들였습니다
국 한 술의 따듯함으로
밥 한 톨의 배부름으로
그렇게 사랑하겠습니다
차린 건 없지만
반찬 같은 여러분들 모시고
결혼식 한 상 차리겠습니다
꿈만 같은 우리 결혼식
꼭 오셔서
별처럼 빛내주시겠습니까
* 회사에 한 분이 결혼을 하셔서, 청첩장을 써달라고 해서
몇 개 써봤다. 이건 그 중에선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거지만
결혼 당사자는 다른 것을 골랐다.
참 재미있게도 나같은 결혼 불신론자에게 청첩장을 부탁하다니...
진땀 나게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