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우산이 별 모양이다

우산이 별 모양인 건

우리가 별을 닮아서일까

엄마 개 뒤로 아기 개가 몸을 숨기듯

별 모양 펼쳐놓고 우리를 감추는 걸까

별들은 사람 대신 입을 벌리고 가슴을 펼치고

그래서 반짝이고

부러지거나 뼈가 나온 별들도 하늘을 날고

다만 틈으로 어두운 인상만이 침침하고

아마도 우린 별들의 그림자

발목이 젖었다고 짜증내는 그림자

정작 생명은 비를 맞기 위해 태어나는데

우린 별인 줄 모르는 별

다들,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아보았다는 별

 

해 뜨기 전 새벽에

활짝 웃어 보아도 방을 밝히지 않았다 내 미소가

어느 시인은 우리가 별들을 닮았다는데

나는 정말 우산을 닮았을까

비 오는 명동을 둥둥 떠다니는 별들이

서로의 우산을 부딪치며 불씨를 죽인다

간격을 재고 핫도그와 버터오징어를 물고

빗물을 튕기며 날아다니는 별들

한 별에 두 세 사람이 있거나

보석상에 들리거나 MLB 모자를 사기도 하고

다리 달린 별들 깔깔거리고

얼굴은 보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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