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달
달이 다이어트 중이다
적게 먹고 뾰족해진 빛을 쏜다
배고픈 듯 허리 숙인 달빛이
포장마차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생선 눈깔 쪼아먹는 비둘기를 훔쳐본다
언제부터 비둘기들이 야행성이 되었을까
도시에선 누구나 불면을 물에 타서 삼킨다
오늘 저토록 허기진 달
자더라도 먹고 자야지
단물 빠진 꿈이라도 씹어 삼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