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일요일 KTX안
예전엔 부드럽게 잠들고 슬며시 깨어났음.
요즘은 풍덩 잠에 빠졌다가 털푸덕 건져 올려짐.
잠든 동안에는 마치 숨도 쉬지 않은 것 같음.
KTX안, 창 밖이 너무 빨리 지나쳐
좀체 생각이 따라오지를 못함.
내가 지나가고 난 자리에
떨궈진 소음과 비틀린 풀 가지 곁에
뒤늦게 생각이 뒤쫓아 달려오고 있음.
생각은 맨발임.
분명 열차가 지나친 곳에 핀 꽃과 공기와
자갈과 똥과 잠자리알과 소음과 고요가 있었을 것이나
내가 그것을 결코 마주칠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린 아마도 못 만날 것임.
저 뒤쳐진 생각도 그렇게 생각할까.
알고서 쫓아오는 걸까, 생각하니 슬퍼짐.
휴가 중에도 문득 일 생각이 남.
일이 끝나지 않는 건, 내가
일을 끝내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름.
그렇게 생각하니 아주 한참 뒤처져버린 기분임.
내 삶은 나를 두고 저 까마득한 앞으로 질주해버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