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10일 목요일 오전 UCC카페

 

 

여행자와 담배

 

 

일본은 흡연자가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맥도널드에 들어서면 담배 연기가 맡아지고

(한국에 흡연층이 있는 맥도널드가 있던가?)

커피점에 가면 흡연석의 비중이 금연석보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에는 담배 연기도 꽁초도 없다.

거리의 가장 후미진 곳까지 뒤져도 꽁초 하나

찾아볼 수 없게 깨끗하다. 거리를 더럽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청소부는 빗자루 대신 집게를

들고 다닌다. 어쩌다 한 두 개 보이는 쓰레기를

주우면 끝이다. 처음 오사카항에 내려서

일본은 거리에서 담배 피우면 불법인가? 하고 한참

혼자 고민하다 결국 소심하게 담배에 불을 못 붙였던

기억이 난다. 일본에선 재떨이에 조차 침 뱉는 사람이 없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일본은 담배를 피워도 되는 나라다.

그리고 한국은 피우면 안 되는 나라다.

그게 여러모로 좋다.

 

담배를 보면,

그 속성 자체가 여행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딘지 모르게 자신을 풀어 헤치고 하늘로 날아가는

하얀 걸음걸이도 그렇고,

어느 나라 어느 땅에서 나고 자라 지금 여기 있는지

알 수 없는 출생 이후의 유통 경로도 그렇고,

주머니나 가방 속에 언제나 프리티켓을 지니고

척하니 자리 잡아 함께 움직일 태세를 하는 것도 그렇고,

아득하니 뒷목에서 느껴지는 허무함과 안타까움

욕심 없는 한 순간의 만족도 바로 그런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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