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목요일 오전 UCC카페
횡단보도가 많아서
일본에 제일 많은 건 자판기와 횡단보도와 자전거다.
이 3가지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횡단보도가 많으면 원하는 데로 길을 건너기 편하고
자전거를 타면 노선을 따를 필요가 없으며
곳곳의 자판기는 짐을 가볍게 하고 00를 얻으러 어디로 가야한다든가 하는
이동상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적어도 한국의 대도시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 도로 밑에 지하도가 생기면
있던 횡단보도도 없애버리는 게 한국이다.
횡단보도를 없애고 신호등 하나 줄이기 위해
저기 저쪽에 가파른 육교 세우는 게 한국이다.
니 꼴리는 데로 갈 생각 말고 차 지나가기 편하게
정해놓은 규칙을 따라 가라는 소리다.
이를 테면 한국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그걸 들고 지하도나 육교로 내려가거나 올라간 뒤
길을 건너서 가야 한다. 그렇게 조금 가다 보면
또 지하도나 육교가 나온다.
이게 이른바 아버지 세대의 방식인데,
차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같은 사람이라도
차 있는 사람이 더 존중 받는 문화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나이 서른 즈음 되면, 친구 소개팅 한 번 주선 할 때도
“차는 있대?”라는 말에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재미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세대는 존경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만든 잣대에 스스로가 평가 당한다.
“친구 아버지 차는 렉서슨데 왜 우리 차는 아반떼야?”
애들이 이런다.
나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데
서울을 생각할 때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차와 소음과 매연이다.
서울에서 제일 많은 이 3가지는
역시나, 돈독하며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맺고 우리를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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