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사나이가 무서운 강가

 

 

 

어느 날 흐르는 강가에서

내가 더 강해

내가 더 못됐으니까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말들은 받침을 곧게 이어 배처럼 띄우고

흐르는 강을 따라 멀찍이 떠내려갔다

들을 불러 모으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어쩌면 내가 남몰래 내뱉고

파묻어버리거나 흘려 보낸

지나간 말들을 다

불러 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내가

동화를 무서워하는 이유

어쩌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만난다면

눈 깔고 조용히 지나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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