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토요일 오사카
인터네셔널 패리 터미널
바다에서 와서
다시, 바다 너머로 간다
껍질을 벗겨가는 길
우리는 흔히 우리의 삶을
하나의 쭉 뻗은 길로 생각한다.
도로의 이미지 같은 것. 그게 갈림길이 있건
끊겨 있건 구불거리건 어쨌거나
2차원의 그 길이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가 가는 길의 이미지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의 삶은 그런 식의
길의 모습이 아니라, 양파 껍질처럼 수 많은
껍질들로 이루어진 그런 길은 아닐까?
한 꺼풀 벗었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꺼풀이
있음을 느낀다. 우리는 어떤 갈림길로 들어설
것이냐가 아니라 어떤 껍질을 발견하고 그것을
벗겨버릴 것이냐 하는 식으로 길의
행로를 정하는 건 아닐까?
누군가를 보고 그의 행보가 순탄해서 부러울 때도
있지만, 저 사람이 또 한 꺼풀을 벗었구나 하고 느낄 때가 더 부럽고 선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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