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일요일 페리 팬스타 써니호
부산 도착 30분 전
컵라면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처음엔 라면 스프가 문제였다.
하다 못해 국물이라도 덜 마시라고, 스프에 유해 성분이 많다고…
그러다가 면이 문제가 되었다.
공업용 기름으로 튀긴다느니, 사람 먹을 게 못 된다느니…
그러다가 컵라면의 용기가 문제로 떠올랐다.
그 용기에서 온갖 안 좋은 성분이 우러나오니
정 라면을 먹을 거면 봉지 라면을 냄비에 삶아 먹으라고.
면, 스프, 용기
어느 게 제일 나쁠까? 누가 순서 좀 정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며 라면을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7월 13일 부산역
“서울에서 출발하여
란 안내방송이
뭐랄까 좀 뻘쭘한 안내 방송이다.
한국은 변함 없다.
춘천에서 학교를 다니며 경춘선을 이용할 때도 종종 느꼈지만
예정 시간 보다 늦을 확률이 70% 이사인데 왜
예정 시간을 좀 넉넉히 잡고, 차라리 좀 더 빨리
도착했다고 안내 방송하지 않을까?
부산역에서 커피와 도넛을 먹고 있다. 맛이 없다.
물론 일본이 커피 수준이 높은 나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이렇게 차이가 날까?
어쩌면 같은 김밥이라도 야외 나가 먹으면 더 맛있는
원리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선 같은 커피라도 훨씬 맛있게 느껴졌을 것이다.
너무나 익숙한 커피맛(알바가 만든 아메리카노)을 다시 느끼면서
돌아왔음을 느낀다.
발바닥보다 눈보다도 콧 속 공기보다도
혀를 통해 제일 먼저 돌아왔음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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