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고래

 

 

 

손가락 하나를 살짝 가져다 대고

촉촉한지 살펴본다

 

충분히 촉촉하다면 파고와 파고 사이

가장 낮고 따뜻한 곳에

가운데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바다가 꿈틀거리다

손가락을 죄어오는 것이 느껴지면

 

적당히 휘저어 주거나

손가락을 굽혔다 피면서

바다의 내벽을 문질러준다

 

바닷소리가 끈적해지고

도저히 손을 못 뺄 것 같은 순간

그 맑은 물들이 얼굴까지 튀어 오를 때

 

그때 난 알 수 있을 것이다

왜 바다를 바다라 하는지

다리 사이 고래가 발딱거리는지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자국  (0) 2008.08.20
수영  (0) 2008.07.29
신부를 농락하는 바다  (0) 2008.07.28
안부의 색깔  (0) 2008.07.28
블랙홀에 가면  (0) 2008.07.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