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 우엉

 

 

 

우엉 우엉

청소아주머니가 대답한다

우엉 우엉

종이박스 치우며 청소아주머니가 대답한다

싫지만 가는 시집처럼 거절이라는 걸

못 배운 어린 시절이 어린 채로 시드는 것처럼

우엉 우엉

전화에 대고 대답한다

자식에게 자식에게 나와 동갑내기라는 막내

그 자식에게

서울에서 사는 소가 저런 대답을 한다

전자레인지에 꼴을 데워 먹는 늙은 소가

맛있어? 라 물으면

우엉 우엉 대답한다

전화 끊고 나면 가락지 몇 개 끊어 먹은 표정

별도 밭도 없는 도시 밝기만

한참 밝은 8차선 도로 신호등 지나

5시 반이면 집을 나서는 청소아주머니

손톱 깎은 것도 뱉은 침도

먹다 버린 피자와 반쯤 남은 김 빠진 콜라도

주섬주섬 끌고 가는 아주머니가

우엉 우엉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기 속 막내 아들이나 나는

입 안에 침 고이도록

우엉 우엉

그 소리가 듣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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