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사피엔스, 2008(초판 4쇄)
나는 아무것도 건 게 없어요.
이미 걸었소. 당신은 당신의 인생 전부를 걸었지. 단지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 이 동전의 제조년을 아시오?
모릅니다.
1958년. 22년을 떠돈 끝에 여기에 온 거요. 그리고 지금 여기 있소. 나도 여기 있고. 내가 지금 손으로 덮고 있소. 앞면이거나 뒷면이겠지. 당신이 말해 보시오. 어서.
열아홉 살은 자기에게 세상 전부나 다름 없는 것일수록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이해할 만한 나이예요.
마약이 문제지.
그걸 학생들한테 팔아.
생각보다 더 나쁜 일이지.
어째서?
학생들이 그걸 산다는 얘기니까.
이런 말이 좀 무식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최악은 내가 아직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가 놈들이 나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괴로운 일이다. 아주 괴롭다.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냐. 네가 그곳에 가면서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요점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너의 생각. 아니 누구의 생각이든. 그렇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 없어. 내가 말하려는 게 이거야. 너의 발자국은 영원히 남아. 그걸 없앨 수는 없지. 단 하나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어?
너는 도망가서 이름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지 몰라.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천장을 바라보며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하고 묻게 돼.
여자들이 노라는 대답을 얼마나 힘겹게 받아들이는지 알지? 세 살 무렵이면 벌써 힘들어하지.
남자들은요?
남자들이야 이골이 났지. 흔한 일이니까.
세상에는 훌륭한 세일즈맨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벌써 물건을 샀을지도 모른다.
왜 ‘신문’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소식도 없는데.
아버지는 언제나 최선의 길을 선택하고 진실을 숨김 없이 말하라고 말씀하셨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누구인지 결정할 필요가 없는 것만큼 마음 편한 일은 없다고 하셨다.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다. 단순해야 한다.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늦게 된다. 그것을 이해할 때는 벌써 늦은 것이다.
나이가 들면 자기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행복한 법이야.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만, 결국 예전에 행복했던 만큼 행복한 거야. 아니면 그만큼 불행하든가. 이걸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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