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0811
터살이 / 조상 제사
종갓집 제사 드리는 풍경
경남 의령 남씨 남이흥 장군 추석차례. 조상의 묘를 둘러보고 있는 종손의 모습. 종손 노릇은 힘들다기보다는 외로움이 더 크다.
얼마 전 진성이씨 퇴계 이황 종가(宗家) 17대 종손 이치억 씨(33)가 “종손 치고 가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 없다”고 말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종가 하나 끼고 돌아가지 않는 골(谷)이 없고, 서원(書院) 하나 안고 흐르지 않는 내 천(川)가 없을 정도다.” 안동(安東)의 유교 문화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보르네오 섬
결단이 필요하다
프랜시스 세이머 CIFOR 사무국장은 말한다. “이쯤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요. 사람들이 왜 나무를 벨까요? 돈 때문이에요. 나무를 살려두는 대가로 나무를 베서 얻는 돈 이상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해결책입니다.”
결국 우림의 아름당무, 오랑우탄, 코끼리, 기름야자에 대해 왈가왈부한다고 보르네오의 우림을 지킬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나마 보호할 것이 남아 있을 때 그 길을 찾아야 한다.
크리스털 궁전
우리는 잠시 멈춰서 휴식을 취한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빛나고 있다. 마치 우리가 별 안에 서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앞서 가다 뒤돌아서는 바디노의 눈이 싱긋 웃고 있다. 마스크를 벗으며 그가 말한다. “죽기에 여기보다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네요.”
성당, 별, 무덤, 낯선 대상을 만났을 때 우리는 이들과 연관지을 수 있는 친숙한 대상을 찾는다. 동굴을 나온 지 30분이 지났지만 온몸은 여전히 땀범벅이고 심장이 쿵쾅거린다. 출장 온 영화제작자가 어땠느냐고 묻는다. 난 무슨 말로 대답할지 몰라 쩔쩔맨다.
그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스페인어로 이렇게 말한다. “꼭 어릴 때 꿈에서 본 곳 같죠.”
산골 오지 인디오 마을
라라무리는 ‘발로 뛰는 자’ 혹은 ‘잘 걷는 자’라는 뜻이다. 라라무리로 말할 것 같으면 ‘와라치(가죽끈을 엮어 만든 전통샌들)’를 신고 짬짬이 담배까지 피워가며 뛰어도 미국 울트라마라톤(정규 마라톤 코스 42.195km보다 더 긴 코스를 달리는 초장거리 경기) 주자들을 이긴다고 한다. 선수들이 짜증낼 만도 하다.
이들에게 노동은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일 뿐, 노동에 특별한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진 않는다. 노동은 영적인 의무나 영혼의 문제보다 뒷전이다. 또한 화폐가 아니라 물물교환 방식으로 거래하는 게 이들의 오랜 전통이다. 이들에겐 ‘나눔’을 뜻하는 ‘코리마’라는 말이 있는데 스페인어나 영어로 번역하기가 어렵다. 타라우마라 여인이 손을 내밀며 ‘코리마’라고 말하면 차보치들은 구걸한다고 생각하기 쉬울 테지만 동전을 내밀어도 고맙다는 인사치레 따위는 없다. 코리마에는 가진 것을 모든 이들과 골고루 나누다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에 대해서 성직자들을 이렇게 응수했다. 호텔 로비엔 아름다운 타라우마라족 여인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정작 이들은 호텔방이나 청소하고 있는 건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밤이 사라지고 있다
더욱이 인간이 주행성 동물이라는 생물학적 사실만이 우리가 초래한 밤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이기도 하다. 우리가 밤을 온통 빛으로 가득 채워 인간 활동의 장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말이다.
인공조명이나 댐은 우리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이제 막 연구하기 시작한 이른바 ‘빛공해’가 그것이다. 빛공해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바로 잘못된 조명 디자인인데, 인공조명을 아래쪽이 아닌 옆이나 위로 향하게 해 빛이 하늘로 퍼져나가게 하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과는 달리 우리들 대부분은 직업상 온전한 밤하늘을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처럼 우리도 어둠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둠을 보호해야 할 천연자원으로 생각합니다.” 하모니개발 사의 보존과장인 그레이그 골가우스키는 말한다.
북아메리카의 거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로키 산맥 북부에 있는 가타가 강 상류에 자리잡은 이 고개엔 도로는 없고 동물들이 지나다니는 길만 나 있다. 웨인 소우처크는 야생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는 이곳을 좋아한다. “자기가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는 곳에 세상에 한 군데쯤은 있어야죠.” 그는 말한다. “배짱만 좀 두둑하면 문제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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