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연쇄살인범이 흔적을 지우듯
너의 흔적을 없앤다
핏물처럼 고인 그리움은
굳기 전에 닦아낸다
벌써 몇 번의 살인인가
어깨에 기대고 있던 머리카락 한 올까지
방안을 치우고 난 뒤
손을 씻고 종로에 나가
살인자들 틈에 섞인다
종로는 더욱 넓어 보이고
누군들 내 표정에서
울상의 네 표정까지 서슴없이 도려대던
살인자의 통증을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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