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과 지린내 나는 꿈

 

 

나는 나만의 지린내를 사랑하는 만큼

남들의 지린내는 혐오한다

나는 나의 똥 냄새를 맡으며 사는 만큼

남들 똥 냄새에 죽을 듯 하다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격전지

참호 속 동료들의 똥이 뒹구는 곳에서

죽어가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적군의 총소리에 놀라

뿌직뿌직 비명처럼 뱉어지던 똥 소리를

되새기며 로또를 사고는 했다

똥 꿈을 꾸고 복권을 산다는 것

똥이 돈을 부른다는 것

그것들이 서로 잘 달라붙는다는 것

내 것의 냄새를 사랑하는 만큼

남들의 부피를 혐오한다는 것

이제 알겠다

내가 멋대로 눈을 좋아하기에

눈이 잘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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