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냄새를 맡으며
하수구멍에서 만두 냄새가 올라온다
저 아래서 누군가 만두를 빚고 있다
이미 썩고 있는 누군가 거나
5월쯤부터 만나게 될 파리 파리한 새 생명인지도
혹은 그 둘이 마주 앉아 만두를 빚고 있다
만두국에 넣을 라면 건더기 스프를 흰 접시 위에 뿌려놓고
이 염분, 이 찌꺼기들이 어디서 왔나 생각해 볼 때
나도 모르게 콧구멍을 찾아 숨는 손가락
내 콧구멍 속에서도 누군가 만두를 빚고 있다
때론 콧물처럼 미지근하게 끓어오르는 만두국
사람에게 손이 없었다면
나쁜 짓들을 좀 덜하게 되었을까
생각이 말이 되기도 전에 손이 입을 틀어막는다
만두 쥐듯 입을 비틀어 봉하는 손, 삶는 손
누군가는 이 불어터진 입술에다 키스를 하겠지
세상 수많은 하수구멍에서 만두 냄새가 난다
설날이 끝나갈 즈음이다
올해는 기자들의 입들이 좀 더 정의로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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