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그린 하늘

 

 

모래로 만들어진 하늘에 바람이 붓질을 한다

며칠 째 굶주린 별들이

인간들 주위로 내려와 먹을 것을 찾는다

한국어로 이루어진 수많은 생각들이

사하라까지 따라와 벽을 두드린다

이봐, 이봐, 내 생각을 들어, 문을 열어 봐

모래 쓸리는 소리에 귀를 묻는다

누군가 모래 하늘을 파고 똥을 눈다

바람에 일그러진 모래를 읽는다

바람은 이곳에서 옆으로 걷는 법을 익혔다

배고픈 별빛들이 코를 킁킁거리느라 밝다

날개 달린 벌레 몇 마리 날아온다

날개 없는 것들은 아직 오는 중이다

이곳에선 다들 모래를 덮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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