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의 너와 나

 

 

옥상에 서서 외로움을 부르는 안테나의 자세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떨어지던 건 너였을지도 모른다

외로움을 불러내어 앙 앙 앙 앙

물고 놓아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체념한 표정으로 옥상 바닥에 누운

외로움의 누드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참는다

견딘다

주인을 견디는 개처럼

웅크린 외로움을 향해 한 두 번 절을 하고

꼭 옥 물어줄 생각이었다

참고

견디는 자세의 내가

그때 떨어짐에 집중하던 네 눈에 띄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왜 내가 외로움보다 강하다 생각했던 걸까

그리고 너는 왜

거기 있으면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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