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빛이 심부름을 시킨다
붕어들이 분주하다
쓰라림을 받아들인 호수가
체념의 주름을 잡는다
빛의 채찍질로
호수는 길들여진다
빛에 갈린 수면은
갈대의 굽은 발목을 자른다
몸을 흔들지 마라
가만히 누워라
등을 돌려라
반짝이지 않는다고
반짝임을 흉내내지는 말아라
잔소리에 귀퉁이가 반짝거린다
호수는 오늘도
빛을 견디고 있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가 지나가는 게 일이다 (0) | 2009.07.21 |
---|---|
행운을 바란다 (0) | 2009.07.21 |
그날 밤의 너와 나 (0) | 2009.07.20 |
산고 (0) | 2009.07.20 |
당신이 덥다고 하면 해도 불수염을 잡아 뽑는다 (0) | 2009.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