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만드는 미래

 

 

 

축구와 야구와 신춘문예와 광고공모전의 공통점은 거기에 심판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판에 의해 다분히 다른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거짓 제스츄어에 감탄한 심판이 패널티킥을 부여하고,

심판이 스트라이크 존을 잡는 성향에 따라 투수는 던지는 공의

배합이나 구질,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어떤 공모전에서 예선 탈락한 작품이 다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하고,

몇 번이나 신춘문예에 떨어지고 처참한 평가를 받던 사람이 훗날

위대한 작가가 되기도 한다. 내가 다만 우울한 것은

이 심판이라는 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축구에선 일부러 트릭 플레이를 하고

야구에선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공을 던지지 못하고,

광고공모전에서는 심판의 성향에 따라 출품작을 바꾸거나 고치고,

신춘문예에선 심판의 성향과 전통에 따라 출품할 신문사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문득 이 모든 경기와 경쟁이 심판을 위한 오락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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