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친구가 필요하다.

대화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서른을 넘어서면서부터 점차(어떤 이들은 처음부터)

철학을 하지 않는다.

 

표면적인 이야기들, 사건의 나열, 감정의 기억을 주고받을 뿐이다.

그리하여 나는 또 나와 이야기한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내 생각을 듣는다.

나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결국 나와 친구가 된다.

 

무인도에 그나마 말이 통하는 두 사람이

싫어하는 서로를 참고 가까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난 친구가 필요하다.

니체나 오쇼 라즈니쉬 얘기 같은 걸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대체 뭐고,

왜 여기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결혼은 왜 해야 하는지,

구걸하는 거지를 보면 돈을 주는 게 맞는지 아닌지,

사랑이란 건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는지,

왜 사람은 변하는 건지,

왜 과거는 미화되는 건지,

현실의 내가 과거를 변형시키는 것이 옳은 일인지,

그런 얘기들을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

 

잘나지도 않았고, 잘난 맛에 살지도 않고, 잘났단 소리 들을 일도 없다.

친구의 생각으로부터 배움을 얻고 싶은 것이다.

 

그냥 남들 사는 데로 살지는 않는 친구를

오늘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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