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끝나고 바로 제사가 있었다
추석이 지나고 또 제사가 있을 것이다
제사가 왜 이리 많은가
집안에 죽은 사람이 많은가 보다
제사 정도 있어야 집을 방문하는 나
제사 정도 있어야 집을 방문하는 죽은 이들
우리는 제사날 정도 되어야 서로 만난다
고 가정한다
죽은 이들이 제사 지내는 우릴 보고 있다고 가정하라
고 어릴 적 아버지는 말했다
제사는 가정 속에서 이뤄지고
가정 속에서 끝난다
허무할 때가 많다
제사 지낼 때
머리 숙여 절할 때 나는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기분이 든다.
머리로 꾹꾹 땅바닥을 누르며 죽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그 메시지가 저승 어딘가로 날아가
죽은 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때마침 향불도 안테나모양으로 세워지지 않는가
죽은 이들이 찾아오는 가정보다도
죽은 이들에게 문자 메시지 보내는 상상이
난 더 실감난다
제사는 이동이라기 보다
전달의 개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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