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8시부터 회사에 나와 일을 합니다.

그야 물론 지독하게 짜증이 나고 하기가 싫고 무엇보다 회사 오기가 참 싫었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면 나름 재미가 있단 말이죠, 참.

특히 뭔가의 구성 하나가 짠 하고 끝나고 그게 마음에 들 때

 

어쩌면 이 험한 일의 보상이 일 자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러다가 박태환 선수처럼 쭉쭉 밀고 올라가는 일요일의 시계 바늘을 보면

다시 급 다운. 숨 막혀. help me.

 

 

요는 이렇죠.

 

헤이 에드버타이징. 너가 좋기는 한데 말야 어느 정도는 내가 내 삶을 컨트롤하게 해줘.

이를 테면 주말에 뭔가 계획을 세우고 그러는 게 삶의 즐거움이잖아?

근데 그걸 불쑥 그렇게 토요일날 너가 불쑥 쳐들어와서 뭉개버리면

내가 널 좋아하기가 쉽겠니? 응? 생각 좀 해봐. 그게 되겠어?

말이 나온 김에 하나만 더 하자면, 우리 왠만하면 쓸데 없는 일은 하지 말자.

딱 봐도 헛 스러운 그런 일로는 우리 만나지 말자고.

너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건 진행 되지 않을 게 뻔해 라고 생각되는 그런 걸

억지로 해야 될 때 참 의욕의 서랍이 삐걱 거리며 잘 열리지가 않는다고.

막상 열어봐도 텅 텅 비어있다고. 우리 앞으로 안 보고 살 사이 아니잖아?

내가 성의를 보이면, 너도 좀 성의를 보여야지. 사람들이 갈수록 내가 삐딱해진다잖아.

근데 정작 삐딱하기는 너가 삐딱할 때가 많잖아. 한 두 살도 아니고.

애드버타이징. 니 나이가 수 백년이라는데. 이제 좀 땟물 빼고 어린 인간들한테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거 아니냐고. 참으로 기분 그렇다. 우리 주말이랑

특히 공휴일. 특히 크리스마스나 추석, 설날 이런 공휴일, 가뜩이나 매년 줄어드는

공휴일 이런 때는 보지 말자. 너도 목욕탕이나 가서 때나 좀 밀라고.

운 좋은 줄 알아야 돼. 너가 에드버타이징이 아니었으면, 이런 너를 누가 참아주겠냐고.

옛날 같으면 사생아 불한당 취급 받았을 니가 때를 잘 만나

자본주의의 반질반질한 뺀돌이로 여기저기 얼굴 들이밀 수 있는 줄인 줄이나 알아.

내가 오늘 좀 공격적이라고 삐지거나 쓸데 없는 복수를 계획하지는 말고.

알다시피 일요일 아침에는 누구에게나 저혈증이 찾아온다고.

알겠지? 섭섭해 하지 말고. 우리 가급적 주말은 피해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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