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을 죽였습니다

 

 

겁이 나서 벌을 죽였습니다

쏘일까 겁이 나서 벌을 죽였습니다

올해 첫 벌이었습니다

작년에 본 적 없는 벌이었습니다

누군가도 나를

그런 식으로 죽일 겁니다

쓰레기 봉투가 없어 재활용 봉투에 버렸습니다

벌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건 나였습니다

재활용 봉투가 부스럭거리거나

벌 날갯짓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깰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대신 죽여달라고

부탁했어야 했습니다

혼자 사는 건 어렵습니다

혼자 다 죽여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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