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밝혀졌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민음사, 2009(1 1)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처럼 여자 가슴 주위를 맴맴 도는 놈들도 아주 많다.

 

 

 

 우리가 신께 좀 더 가까이 가기를 애타게 바란다면, 그렇게 행동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참고 살 수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었다. 아내가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 나눈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었지만, 그 생각을 하지 않고 견딜 수도 없었다. 그 쪽지 역시 계속 가지고 있기도 힘들었지만 찢어 없앨 수도 없었다. 그래서 잃어버리려고 해 보았다. 돌아왔을 때는 거기에 없기를 바라면서 쪽지를 촛농 자국으로 범벅이 된 촛대 옆에 놔두기도 하고, 유월절마다 무교병(유대인이 이집트에서 탈출한 것을 기념하여 유월절에 먹는 누룩을 넣지 않은 빵) 옆에 놔두기도 하고, 책상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종이더미들 속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기도 했다. 그러나 쪽지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심장은 가슴에서 배 쪽으로 내려갔다.

 

 

 

 그는 심장을 자신의 일부가 아니라 잘 길든 동물인 것처럼 침대 발치에 놓고 잠들곤 했다. 그리고 아침이 오면 다시 갈빗대 속에 조금 더 무거워지고, 조금 더 약해지긴 했어도 아직은 뛰고 있는 심장과 함께 깨어났다.

 

 

 

 당신이 저한테 실수가 우스꽝스러워 보일지라도, 우스꽝스러움만이 슬픈 이야기를 하는 진실한 방법이니까 고치지 말라고 하신 말뜻은 알아요.

 

 

 

 나를 보렴, 꼬마 이고르, 멍도 가셨구나, 네가 싫어하는 것도 그렇게 사라질 거고, 평생 일해서 버는 것 이상은 못 얻을 것 같은 기분도 사라질 거야.

 

 

 

 하느님은 슬픈가요?

 하느님은 슬퍼하기 위해 계시는 거란다. 그렇지 않겠니?

 

 

 

 양켈이 브로드를 위해서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을 때, 물론 그는 정말 그런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그가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던 대상은 브로드가 아니라, 브로드에 대한 그의 애정이었다.

 

 

 

 그들은 대상에 대한 사랑을 사랑하기보다 대상 자체를 더 사랑한다는 위대한 구제성 거짓말을 주고받으면서 자신의 몫으로 쓴 역할을 기꺼이 연기했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허구들을 지어내고 믿었다.

 

 

 

 그는 브로드에게 자기 마음이 얼마나 얇은 유리 박편같이 변했는지, 혼돈으로 어떻게 김이 서리듯 흐려지곤 하는지,

 

 

 

 해변의 모래가 여자 머리카락보다도 더 부드럽고, 바닷물은 여자의 입속 같은 느낌이라고 말해 줘라.

 

 

 

 실재하는 아픔보다 더 나쁜 것은 아프다고 느끼는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가장 깊은 친밀감, 거리를 두어야만 얻을 수 있는 친근감은 전혀 알지 못하고 지냈다.

 

 

 

 신랑들이 무릎을 꿇을 때에도, 자기들이 믿는 신에게 무릎 꿇는 것이 아니라 무릎 꿇는 행위 자체에 대해 꿇는 것이었다.

 

 

 

 나는 주인공 얼굴에 작은 강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 내 손을 놓아, 그를 위해 건물이 되어 주고 싶었다.

 

 

 

 신은 표절자를 사랑하신다. 그래서 이런 글이 있는 것이다. 신께서 자신의 형상대로 인류를 창조하셨으니, 신의 형상대로 그가 그들을 창조하셨다. 신은 최초의 표절자이다. 무엇으로부터 훔치면 좋을지 마땅한 원천이 없었던 탓에(인간이 무엇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단 말인가? 동물?) 인간의 창조는 자기반영적인 표절 행위였다. 신은 거울을 약탈했다.

 

 

 

 옳은 것이 한 가지일 필요는 없다는 거 알아요. 두 가지일 수도 있죠. 아예 없을 수도 있고요.

 

 

 

 10년 후 네가 어디에 있든 나도 거기 있겠어. 그는 누렇게 바랜 신문지에 신문 제목에서 오려 낸 글자를 풀로 붙여 이런 편지를 썼다. 멋진 생각이지?

 정말 멋진 생각이네. 그는 숲 가장자리의 나무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왜 생각만 하니?

 

 

 

그는 어머니의 마지막 키스와 자기 아이에게 해 줄 첫 키스 사이, 일어난 전쟁과 일어날 전쟁 사이 어딘가쯤에 갇혀 있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