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늦게

 

 

쓸쓸함이 칼을 들고 돌아다닌다

추위의 가랑이 사이에서 잠시 몸을 녹이다

광인처럼 온몸을 꺾어 늘어뜨리고

침처럼 고이다 쏟아지다 고이다 쏟아지는

쓸쓸함을 보다 말다 보다 만다

뚜벅 또박 걷다 나이 들수록 받침을 잃는 소리

멀리서 보는 여인들이 아름다워

다가가는 다리를 끊어버렸다

칼로.

쓸쓸함이 들고 다니던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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