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는 날

 

 

양말을 사고 받은 영수증을

경미 시집 사이에 껴놓는다

토요일에 야근을 하고 받은 피로를

술병 사이 재떨이 속에 구겨 넣는다

누군가 슬리퍼만 신은 여성을

영하의 거리에 세워 놓는다

집 나온 여중생들을

원조교재 사이트에 눕혀 놓는다

미국에서는 신중하며 무심하게

이라크에 미사일을 박아 넣는다

나는 나의 죽음을

흐릿한 꿈속에 잠시 치워놓는다

어디쯤일지 수많은 사람들

삶을 읽다 만 표정으로

주체할 수 없음을 강남역에 깔아놓는다

하루도

단 하루도

그냥 가는 날이 없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0) 2009.11.16
영 수 증  (0) 2009.11.09
나의 가난  (0) 2009.11.06
  (0) 2009.11.06
답신  (0) 2009.11.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