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는 날
양말을 사고 받은 영수증을
토요일에 야근을 하고 받은 피로를
술병 사이 재떨이 속에 구겨 넣는다
누군가 슬리퍼만 신은 여성을
영하의 거리에 세워 놓는다
집 나온 여중생들을
원조교재 사이트에 눕혀 놓는다
미국에서는 신중하며 무심하게
이라크에 미사일을 박아 넣는다
나는 나의 죽음을
흐릿한 꿈속에 잠시 치워놓는다
어디쯤일지 수많은 사람들
삶을 읽다 만 표정으로
주체할 수 없음을 강남역에 깔아놓는다
하루도
단 하루도
그냥 가는 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