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문자
내가 기다리는 문자가 불가능으로부터 올 때 난 무얼하고 있었나 아마 돈 벌거나 돈 쓰고 있었겠지 언제나 불가능에서 시작되는 사랑은 귀엽고 체리빛깔 뺨의 악마 같은 불가능이고 심연에 빠진 금고 속에는 녹슬어가는 통장 채권이 밀매되고 심연의 해마를 잡아탄 경찰들은 진주귀고리를 한 채 언제까지나 사랑을 잡으러 달린다 휴대폰에는 막 도착한 사랑 문자를 알리는 소리가 늪에서 퍼온 연고처럼 콧속 흡입 세포로 빨려 들어가고 빠른 전국 일주 후 도착한 순환지옥처럼 억겁년이 흘러도 멈추지 않을 도심 도로 공사 현장 시멘트 더미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문자는 숨을 참고 뛰어든다 내가 기다리는 문자는 불가능에서 쓴 문자 성수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금곡 런던 꾀병실 안식일 주여 돗대를 주리까 다시 성수역으로 돌아온들 사랑은 불가능의 신발을 신고 벗으라고 벗으라고 외치는 나는 이미 돈 벌러 가고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불가능으로부터 문자가 왔을 때 오래 붙여 놓은 스카치테이프를 손톱으로 틱틱 긁어보듯 심연 속 금고를 누가 와서 건드릴 때
내가 기다리는 문자가
불가능으로부터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