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음악과 그리움을 끄고 또 시 못쓴다는 생각도 꺼버리고
방바닥에 엎드려
잘라지지 않는 식빵처럼 책을 읽을 때
방바닥에 서로 엉겨 붙어 싸우던
머리카락 형과 둘째 셋째와 막내를
행과 행처럼 늘어 세워놓으면
그들은 가만히 머리카락이나 흔들며 책읽는 나를 훔쳐본다
툭툭처대는 발장난이나
지문으로 접어 누르는 활자 위 가을 하늘 등을
동그랗게 또는 구불구불하게 바라본다
그러다 아까보다 조금은 쓸쓸하게
서로를 바라본다
음악과 그리움을 끄고 또 시 못쓴다는 생각도 꺼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