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닦기
한밤에
새벽 한시에
자위를 한 뒤
구두를 닦는다
밤의 한 복판을 푹
찔러
묻힌 어둠으로
빛 없는 검정으로
18만원어치 곡선을 채운
소가죽에 기도하듯
검정을 문질러댄다
검정 감정
검정 감정이
검은 소야 검은 소
한밤의 옆구리
움푹 파여 운다
한낮에 빛 없이 뚜벅뚜벅
걸어 다닐 준비한다
밤은 낮의 뿌리다
지난 천 년이 내일 하루의 뿌리다
언제쯤 사정 없이 잠들지 모르겠으나
빈 정낭으로 구두를 닦는다
밤을 닦는다
뿌리를 캐내고 싶은
뿌리를 흉내 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