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닦기

 

 

한밤에

새벽 한시에

자위를 한 뒤

구두를 닦는다

밤의 한 복판을 푹

찔러

묻힌 어둠으로

빛 없는 검정으로

18만원어치 곡선을 채운

소가죽에 기도하듯

검정을 문질러댄다

검정 감정

검정 감정이

검은 소야 검은 소

한밤의 옆구리

움푹 파여 운다

한낮에 빛 없이 뚜벅뚜벅

걸어 다닐 준비한다

밤은 낮의 뿌리다

지난 천 년이 내일 하루의 뿌리다

언제쯤 사정 없이 잠들지 모르겠으나

빈 정낭으로 구두를 닦는다

밤을 닦는다

뿌리를 캐내고 싶은

뿌리를 흉내 내며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방을 빨다  (0) 2010.05.23
마지막 유전자  (0) 2010.05.12
기도  (0) 2010.05.07
무릎  (0) 2010.05.07
대의  (0) 2010.05.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