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하느님 당신도 보셨겠지만
대학로에서 채정안을 보았습니다
화장 없이 낮은 운동화에
수수한 청바지 차림이었는데도 참
아시죠?
하느님 그녀도 지금 날 떠올리며
당신께 얘기하고 있을까요
라디오 같으신 하느님
주파수 같은 하느님
사사로우며 세속적인 하느님
너무나 순결하여
장인함의 사자조차 그 앞에 서면 유치할
당신이 볼 때도 그녀는 그토록 아름답진 않겠죠
당신이 그녀를 다시 한 번
내 앞에 데려오리라
의심치 않으며 한결 같은 마음으로
기도 드립니다
그녀와 나 사이에 자녀가 태어나
당신의 보살핌으로 쑥쑥 커나갈 때쯤
다시 당신을 불러
좋은 대학 보내달라고
기도 드리겠습니다
부적 같으신 하느님
아이돌 같은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