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살다 보면 한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한계에도 종류가 많을 텐데
예전 <신데렐라맨>이라는 영화처럼
시대나 환경에 의해 주어진 무겁고 강력한 한계 앞에
자신의 역량과 의지를 시험 당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테고
만약 운이 좋아서 그런 경험을 피할 수 있다면,
평범한 대다수가 경험하는 한계
즉 그들과 같은 모두가 겪는 한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게 뭐냐고?
편해지고 싶다는 욕구에 등 떠밀리는 경험.
“웬만한 힘듦에는 주눅들지 않아”라고 자신하던 사람이
제발 좀 쉬었으면 좋겠다, 좀 더 편해지고 싶다는 벼랑 앞에 밀렸을 때,
괜찮아 견딜 수 있어. 난 강해. 힘내라.
라던 자신들이 하나씩 죄다
편해지고 싶다는 자신에게 등 떠밀려
벼랑 밑으로 실종되었을 때
이러다 진짜 어떻게 되는 거 아냐?
라는 두려움들이 분신술을 펼쳐 포위하고 있을 때
그런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게 된다.
그러며 동시에 “어쩌면 난 그리 대단하지 않을 지 몰라”
“그냥 평범한 사람이지 뭐”, 라고
한계를 받아들이고
철컥 그 한계라는 목걸이를 수락할지 모른다.
오늘 그 목걸이가
목덜미를 느리고 육중하게 하지만 소름 끼치도록 가깝게
스쳐감을 느꼈다.
간신히 피했다. 간신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