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문학동네, 2010(초판 인쇄)

 

 

 

 

 

 죽음, 그것은 삶이라는 임시직 후에 찾아오는 상근직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와 산모는 산모가 아기에게 공급하는 영양소를 놓고 무의식적으로 승강이를 벌인다. 임신은, 진화생물학자 데이비드 헤이그David Haig가 말했듯이, 줄다리기이다. 양쪽이 기를 쓰고 잡아당기기 때문에 줄 중앙에 묶인 깃발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생존은 전쟁이다.

 

 

 

 인간은 25만 년 전부터 존재했다. 그 동안 9백억 명이 살고 죽었다. 당신은 형재 지구에 있는 65억 인구 중 한 명이고, 당신의 유전자에서 99.9퍼센트는 남들의 유전자와 같다. 사람의 차이는 나머지 0.1퍼센트에서 온다. 뉴클레오티드 염기 1천 개 중 하나 꼴의 차이에서 온다.

 

 

 

 『바가바드기타』는 사람의 몸을 가리켜 구멍 9개가 뚫린 상처라고 했다.

 

 

 

 프랜시스 톰프슨은 말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고,/ 자신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말하라, 기억이여Speak, Memory』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요람은 심연 위에서 흔들거린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건대, 우리는 단지 영원이라는 두 어둠 사이 잠시 갈라진 틈으로 새어나오는 빛과 같은 존재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걷는 것은 넘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 우리 몸의 생명은 죽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 유지된다. 삶은 연기된 죽음에 불과하다.’

 

 

 

 여성은 초기값성이다. 사람의 생식 세포는 고환을 형성하라는 신호를 따로 받지 않는 이상 난소로 자라므로, 개체는 여성이 된다.

 

 

 

 9세에서 12세 사이에 음모와 겨드랑이 털이 처음 나고, 13세에서 14세 사이에 어른의 털 난 형태와 비슷하게 자란다. 어느 미성년자 강간범이 땅에 잔디가 자라면 공놀이를 해야 하지 않겠소라는 말로 제 죄를 정당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서로 매력을 느끼는 결과를 빚어내려면 즐거운 경험을 공유하는 것보다 두려움과 공포를 공유하는 게 효과적이다.

 

 

 

 사람은 불평하지 않고서는 못 살기 때문에 언어를 발명했다고 말한 릴리 톰린Lily Tomlin은 내 아버지를 염두에 둔 게 틀림없다.

 

 

 

 청록색 바스켓에 사슬 네트가 달린 반달 모양 백보드는 진정한 슈터들에게만 친절했다.

 

 

 

 『집착The Obsession』에서 어느 야윈 여성은 말했다. ‘나는 뚱뚱한 여자들을 못 견디겠어요. 찻집이나 버스에서 뚱뚱한 여자가 앉았던 자리가 비면, 달리 앉을 곳이 없어도 나는 절대 거기에 앉지 않아요.’

 

 

 

 미국의 철학자 니컬러스 머리Nicholas Murray는 말했다. ‘“30세에 죽었으나 60세에 묻혔다라고 묘비에 써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에머슨은 말했다. ‘30세가 넘은 뒤 죽는 날까지 대여섯 번쯤 예외가 있을 뿐 거의 매일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슬프다.’

 

 

 

 31세에 톨스토이는 말했다. ‘우리 나이가 되고서, 머리를 굴려 이해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삶 자체를 통해서 불현듯 이제는 즐거움을 추구하기가 힘들고 또한 헛되다는 것을 깨치는 순간, 아울러 고문인 듯 끔찍하게 여겨졌던 노동과 노력이 어느덧 인생의 유일한 요소가 되었음을 깨치는 순간, 모색과 번민과 자신에 대한 불만족과 한탄 같은 젊음의 특징들은 이제 적절하지 않고 소용도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자동차 범퍼 스티커의 단골 문구도 있지 않은가. ‘디저트 먼저, 삶은 불확실하니까.’

 

 

 

 인간사 거의 모든 문제가 그렇듯, 해답이 부족한 경우는 절대 없지만 원하는 해답은 없다.

 

 

 

 처음 면담할 때, 그는 참으로 많은 환자들이 자신은 요통 환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해버린다고 강조했다. 그럼으로써 환자가 아닌 삶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헤링 박사에 따르면 세계무역센터 자살 테러범들도 그런 프로 환자들과 비슷하다. 자신의 고통과 피해의식에 대한 도취만이 자기 존재에 질서와 의미를 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연어, 문어, 그 밖의 많은 동식물에게 번식은 기꺼이 행하는 자살과 같다.

 

 

 

 남자 대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여성과 덜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아름다운 여성을 위해 이타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자원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매력적인 여성은 평범한 여성보다 결혼에 골인할 가능성이 10배 높다.

 

 

 

 예쁜 아기를 둔 엄마들은 아기를 살갑게 안고 눈을 들여다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반면, 덜 예뻐 보이는 아기를 둔 엄마들은 아기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더 쉽게 주의가 분산된다.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주에서 법원 보호를 받은 학대 아동들에 관한 연구를 보면, 아이들이 평균에서 벗어날 정도로 높은 비율로 예쁘지 않았다고 한다.

 

 

 

 불변의 생물학 법칙은 사실 단 하나뿐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고작 두 가지 명제로 구성된다. 수십 가지 방식으로 표현되곤 하지만, 요컨대 이런 말이다. 새끼를 낳고, 죽어라.

 

 

 

 영국의 소설가 W.M.새커리W.M.Thackeray는 말했다. ‘20살일 때는 괜찮겠지만, 나처럼 47세가 되면, 금성이 바다에서 솟아올랐다 해도, 안경을 써야만 겨우 볼 수가 있다.’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샀겠지.”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가 마크 트웨인에게 쓴 편지다… ‘내일 나는 69세가 됩니다나에게는 많은 이점이 있고, 늙은이들이 우스꽝스럽지만 않다면 나도 늙은이가 되기를 꺼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늙은이들은 우스꽝스럽고, 추하지요. 젊은이들은 우리만큼 분명하게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그들도 알 날이 오겠지요.’

 

 

 

 톨스토이는 82세에 기차역에 쓰러져 죽었다. 끊임없이 다투었던 아내로부터 달아나던 중이었다.

 

 

 

 프렌시스 치체스터 경Sir Francis Chichester 66세에 세계일주 항해를 마친 뒤에 말했다. ‘시도가 실패한다고 해도 무슨 상관인가? 모든 인생은 결국에는 실패한다. 우리가 할 일은 시도하는 과정에서 즐기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인이자 정치가 버너드 바루크는 85세에 말했다. ‘노인이란 언제나 나보다 15세 많은 사람을 말한다.’

 

 

 

 뉴욕 주 설리번 카운티의 전화번호부에는 삶의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일시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일 뿐이다라는 문구가 독자를 위해 적혀 있다.

 

 

 

 속설과 달리 죽는 순간에 몸무게가 21그램 줄어드는 일은 없다.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고 해도 무게는 나가지 않는다.

 

 

 

 일레인 스캐리Elaine Scarry『고통 속의 몸The Body in Pain』에서 이렇게 말했다. ‘몸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점차 관심의 대상이 되어 다른 대상들의 자리를 삼켜버린다. 아주아주 나이 들고 병든 사람의 세상은 자기 몸에서 반경 60센티미터 안의 원으로 좁혀진다. 무엇을 먹었고, 배출에 어떤 문제가 있고, 통증의 진행 정도는 어떻고, 의자나 침대가 편하네 편하지 않네 하는 내용이 생각과 말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의 소설가 헨리 제임스는 말했다. ‘마침내 그것이 왔는가, 그 유명한 것이.’

 

 

 

 교수형을 당하는 남자가 발기를 하고 오르가슴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목줄이 척수를 끊어놓기 때문이다. 목 바로 아래 신경들이 척수에서 도려내어지면 반사반응으로 자동으로 사정이 된다.

 

 

 

 ‘…성애의 즐거움, 곧 유전적 경련의 본질은 타인 속에서 자신이 부활하고 소생한다는 느낌에 있다. 우리는 오로지 타인 속에서만 자신을 소생시키고 이어갈 수 있다.’

 

 

 

 스스로 본 시각을 고집하라는 것, 언어를 운동장처럼 생각하라는 것, 운동장을 천국처럼 생각하라는 것.

 

 

 

 아버지는 내 입과 내 타자기에서 흘러나오는 단어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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