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 2010년 12월

 

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10년 12월

 

 

 

안토니 가우디의 역작

 

 “내 고객은 재촉하지 않아요.” 안토니 가우디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신앙심 깊은 그가 말하는 고객은 바로 하나님을 가리킨다. 그는 사그리다 파밀리아 로마 가톨릭 성당 건립을 완공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성당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논란에 휩싸인 다윗 왕국

 

 동예루살렘 주민이자 고고학 교수인 하니누르 엘-딘은 이렇게 말한다. “팔레스타인 여자들이 초기 청동기 시대의 전통 도기를 만드는 것을 목격하거나 BC5000년~4000년부터 내려온 방식대로 구운 타분 빵의 냄새를 맡을 때는 문화 유전자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팔레스타인에는 오래된 문헌도 없고 역사성도 없지만 이것 역시 역사입니다.”

 

 

 

 

 

 

베일 속에 감춰진 반란

 

 “석유 병을 들고 내 몸에 불을 질렀어요.” 헤라트에 사는 파리바(11)가 내게 말했다. “학교로 돌아가니 아이들이 날 놀렸어요. 내가 흉측하다고 했어요.”

 

 많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이유는 자살이 학대하는 남편이나 시댁식구, 가난, 전쟁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분신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남으면 수치를 당하거나 처벌을 받을까봐 여성들은 집에서 요리를 하다가 가스가 폭발했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의사들은 화상의 형태와 위치, 냄새로 그것이 고의에 의한 것인지 사고 때문인지를 알아낸다.

 

 해마다 2300명가량의 여성들이나 소녀들이 자살을 시도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다.

 

 마지루가 자신의 책 제목을 <자살과 노래>라고 한 것은 여성들이 고통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이 이 두 가지였기 때문이다. 마지루가 살았던 시대에 자살하는 두가지 방법이 음독과 익사였다면, 지금은 음독과 분신이다.

 

 2009년11월, 내가 카불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보호소에서 비비 아이샤를 만났을 때 그녀는 열아홉 살이었다. 그녀는 열두 살 때 결혼했는데, 결혼한 날부터 남편에게 구타를 당했다. 남편에게 아주 심한 구타를 당하던 날, 그녀는 이러다간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웃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달아났다. 탈레반 전사인 남편은 자신의 허락 없이 집을 나간 아이샤를 벌주기 위해 그녀를 산속 외진 곳으로 끌고 갔다. 남자들 몇 명이 그녀를 붙잡고 있는 가운데 남편의 그녀의 코와 귀,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이다할은 열두 살 때 전신마비인 70세 노인과 결혼했다. “나는 너무 어렸고, 그 사람이 너무 무거워서 들어 옮길 수가 없었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의 형제들이 나를 마구 때렸어요.” 그녀는 그때의 일을 떠올린다. 그녀는4년 전 이혼을 요구했다가 수감되었다. “나는 남자 보호자인 마흐람이 없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거예요. 남자가 없으면 이혼도 못하고 감옥에서 나갈 수도 없어요.”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딱 잘라 한마디로 표현했다. “사는 게 힘들었어요.”

 

 

 

 

 

 

찬란한 우리 은하

 

 놀랍게도 블랙홀은 별들을 멀리 날려 보내기도 한다. 2005년 천문학자들은 은하 중심에서 20만 광년쯤 떨어진 곳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한 별에 대해 보고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 소속의 워렌 브라운은 이를 ‘운 좋은 발견’이라고 했다. 그는 바다뱀자리의 별 하나가 우리 은하 중심으로부터 초속 709km로 멀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처럼 놀라운 속도로 이동하면 은하의 중력에서 벗어나 은하간 공간 속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에 따르면 한쪽 별이 에너지를 잃으면 다른 한쪽 별에서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얻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버린다. 블랙홀은 이런 식으로 우리 은하 탄생 이래 100만 개의 별들을 은하 밖으로 날려보냈을 것이라고 브라운은 설명한다.

 

 방사성 원소들이 일정한 속도로 소멸한다는 점에 착안한 프레벨은 현재 이 별이 풍성하게 함유하고 있는 방사선 원소 함량을 측정해 이 별의 나이가 132억년이라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이 추정치는 구상성단으로부터 밝혀낸 수치와 일치하며, 우리 은하의 나이가 137억 살인 우주보다 약간 어리다는 점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