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side B, 박민규, 창비, 2010(초판 1)

 

 

 

 

비치보이스

 

 

 매직아이를 할 때의 요령으로 파도에 시선을 집중하며 나는 한 발 한 발, 홀린 듯 바닷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재이와 이 정신 없이 괴성을 질러댔다. 해수를 공급받은 네 개의 심장 속에 대규모 수력발전소가 들어선 기분이었다.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여태 식사도 안하고 뭐 했어요?

 

 ---? 이상하리만치 그 한마디에 위며 내장이며 그런 것들이 활활 불타는 느낌이었다. 이상한 놈들이 여럿 내 배 속에 들어와 심장이며 허파며 되는 대로 라이터를 갖다대며 불 붙어? 붙었어? 잘 안 붙는데. 붙잖아, 에이 가죽 아니네~ 야지를 놓는 기분! 안전모를 쓴 웬 또라이가 내 귓속에 드라이버를 박고 한 십분을 돌려대다 어이, 십자가 아닌가봐. 일자 좀 줘봐~ 외치는 소릴 듣는 기분! 그래서 달려온 동료란 놈이 날도 더운데 그냥 부수지? 눈 앞에서 해머를 건네주는 딱 그 기분!

 

 

 

 이래저래 화성은 채워넣어야 할 이혼서류의 빈칸처럼 황량하고 적막한 곳이었다.

 

 

 

 

 

 

 

 

 낮은 길고, 일은 많고밤은 짧고, 꿈은 없는.

 

 

 

 

 모르겠다, 타인의 행복을 가로채고도 행복할 수 없다면인간이 행복해질 도리란 무엇인가, 모르겠다.

 

 

 

 모르겠다, 삶에서 후회를 빼면 뭐가 남는지먹으면그러니까 남은 삶도 결국엔 후회, 순살코기 같은 후회로 가득 찬 통조림 같은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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